지난 월요일부터 날씨가 갑자기 쌀쌀해지면서 초겨울로 접어든다. 10월의 마지막 주가 시작되자 급격히 수은주가 떨어지고 가로수에서는 낙엽이 진다. TV는 온통 경주에서 열리는 APEC 2025 행사 참석차 방한하는 주요국가의 대통령들 면면을 소개하는 뉴스로 도배를 한다. 오랜만에 국내에서 펼쳐지는 대규모 국제행사인 만큼 별 사고 없이 순조롭게 치러지기를 바란다. 이를 통해서 한국의 위상이 더 업그레이드돼 향후 경제나 외교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올해도 이제 딸랑 두 장의 달력을 남기고 다 사라져 갔다. 낙엽이 지는 것처럼 세월도 지워진다.
“박태종 기수가 올 연말에 김귀배 기수의 뒤를 이어 두 번째 기수로서 정년 퇴임을 갖게 된다. 한국 경마의 모든 새로운 역사를 써온 박태종 기수가 정년 퇴임을 한 김귀배 기수의 다음으로 두 번째가 된다. 박태종 기수가 한국 경마에 기수로서 1000승을, 2000승을, 2200승을 거두며 경주를 달릴 때마다 새역사를 썼지만 말이다.” 올 연말이면 그가 서울경마장을 떠난다. 지는 낙엽처럼 그도 서울경마장을 떠난다. 얼마후에 한국 경마의 레전드로 우리들의 마음 깊이 자리하겠다.
서울경마장이 한해 1,044경주를 펼치려면 매해 봄부터 600여 마리의 신마들을 들여와 경주마자원을 확보해야 한다. 신마가 입사하면 훈련을 통해 주행심사를 통과하고 실전에 투입된다.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면 신마들은 한두 번 경주 경험을 갖는 신예마가 된다. 신예마 경주에 출전하며 성장기의 3세를 지나면 왕성한 전력을 발휘하는 4~5세의 전성기를 지난다. 이어 전력이 하향하는 6~7세의 경주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면 경주마는 서울경마장을 떠난다. 퇴역하게 된다. 경주마의 평균주기는 통상 5년으로 보겠다.
신예마가 와 5년이 지나면 우리 곁을 떠나지만, 1,700여 마리의 경주마와 함께 한해 1,044개 경주를 뛰어주는 기수들은 44명에 불과하다. 올 연말까지 경주로에서 달려 줄 박태종 기수가 1987년 4월에 데뷔해 2025년 올 12월에 은퇴하면 38년을 달리는 셈이다. 김귀배 기수와 딱 둘만이 기수로서 은퇴를 하는 케이스가 된다. 다른 기수들도 재직 중 사고만 없다면 20년씩은 경주로를 달리게 된다. 경주마의 교체 기간보다는 기수가 교체되는 시간이 훨씬 길다.
경마의 근간은 경주마와 경주마를 몰아줄 기수다. 경주마의 시작은 두 살이다. 기수는 예전에는 18세에도 데뷔했으나 요즘은 20대 초반을 지나면서 데뷔한다. 1971년 11명을 1기로 배출한 기수양성학교는 수백 명의 기수를 양성했다. 경주마는 외국에서 수입하거나 국내 생산 목장에서 양산했고, 기수들은 기수양성학교를 통해 배출했다. 한국 경마는 그렇게 오늘까지 왔다. 2020년 이후부터 작년까지 5년간 배출된 기수는 겨우 10명인데 비해 2025년 올해는 절반에 이르는 5명의 기수가 데뷔를 했다.
매년 신마의 도입 숫자는 일정하게 정해졌으나 신인 기수의 배출은 일정치가 않았다. 통상 배출 숫자가 많았던 년도 기수들은 성적도 좋았던 것으로 올드팬들은 기억할 수 있다. 박태종 기수가 데뷔했던 1987년 13기 동기들이 뛰어난 성적을 거두었을 뿐 아니라 김옥성 기수처럼 함께 롱런을 한다. 문세영 기수가 데뷔했던 2001년 20기 동기들이 숫자도 많았으며 지금까지 건재하며 좋은 성적을 거두는 최범현 기수를 꼽을 수 있겠다.
2025년 5명의 신인 기수 중 3명은 서울경마장에 2명은 부산경마장에서 데뷔전을 치렀다.
지난 10월 18일 토요일 10경주 혼합 3등급 1200m경주 11마리 출전경주에 7실버레인(11전/5/2/2 인기 2위 안병기 조교사)의 고삐를 잡은 권중석(31세) 기수가 데뷔 8전 만에 동기 중 가장 먼저 우승을 거둔다. 출발은 그리 빠르지 않았으나 외곽 게이트 적수들보다 먼저 안쪽으로 자리를 잡고 긴장한 모습이 보였으나 앞선의 경주마들 추격하면서 4코너를 외곽으로 빠져나와 결승선 직선주로에서 채찍을 뽑아 들고 서두르며 안쪽의 두 마리를 압박했다. ‘실버레인’은 장래가 촉망되는 기대주였던 만큼 신예 기수와 역습에 성공, 우승을 추가했다. 인기 2 위마였으나 신인 기수와의 호흡에 실제 베팅 믿음에서 떨어졌는지 복승식 배당이 24.8배가 나왔다.
올해 데뷔한 5명의 신예 기수들의 평균 나이가 예전보다 훌쩍 올라갔다. 남정혁(부산 26전/0/2/0/0/3 34세)기수가 30대 초반으로 뒤늦은 데뷔이고, 더해 권중석(서울 18전/1/1/2/1/1 31세)기수도 늦은 나이로 기수로 데뷔한다. 조성환(서울 9전/0/0/2/1/0 27세)기수와 우인철(서울 33전/1/2/4/5/2 28세)기수도 20대 중반을 넘어서 출발이니 이른 출발은 아니다. 그중 막내인 손경민(부산 14전/0/1/0/2/2 23세)기수만이 적정한 나이에 출발한다. 다섯 기수가 뒤늦게 출발하는 것도 그렇거니와 첫 승도 데뷔 후 그리 빠른 편은 아니겠다.
지난주 일요일 제9경주 혼합 3등급 1400m 핸디캡 경주에 9페어스카이즈(미 수 4세 19전3/4/0 인기 2위 김동균조교사)를 우인철 기수가 고삐를 잡고 그의 생애 첫 승을 거둔다. 복승식 배당은 11마리 출전마 가운데 인기 10위 마가 2착을 해 소위 999배당인 145.5배가 나왔다. 권중석에 이어 두 번째 일주일 간격으로 신인 기수들이 서울경마장의 팬들을 놀라게 했다. 뒤늦게 기수 세계로 발을 들여놓은 다섯 기수 중 서울경마장의 두 기수가 첫 승을 거두면서 신인 기수들이 경주에 자신감도 생기면서 탄력을 받았다.
신예마들 경주는 잠재력을 다 발휘하지 않은 적수들끼리 일전이라 고배당을 기대할 수 있겠고, 아직 경주 경험이 일천한 신예기수의 기승술에 믿음을 마음껏 보낼 수가 없어서인지 역시 신예 기수가 도전하는 경주도 배당을 노리는 팬들에게는 매력적이라 하겠다.
당근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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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내부:70명, 외부:70명, 경정:10명, 경륜:5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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