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의 최대 이슈는 한국 경마의 자존심 국민 기수 박태종의 은퇴였다. 38년간 최고의 기수로 팬들의 사랑을 받아온 그를 다시는 주로에서 볼 수 없다는 아쉬움으로 들끓었다. 김귀배 기수에 이어 두 번째로 박태종 기수는 기수로 데뷔해 기수로 무사히 은퇴 경주 마치고 떠나갔다. 새해 들어 어느새 4주간의 경마가 서울, 부산경마장에서 펼쳐졌다. 지난해 말 문세영 기수가 낙마 사고로 부상을 입었으나 최다승 기수의 자리는 내주지 않으며 막을 내렸다. 박태종, 문세영 기수가 없이 펼쳐진 새해 서울경마장에서 최고를 벼르고 선전한 기수는 누구일까.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년 초에는 모든 기수가 데뷔할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 매 경주 전력을 다해 새해 첫 승을 향해 돌진한다. 치열한 각축전을 펼치겠으나 경주마의 우열에서 밀리거나 작은 작전 실패로 매 경주 단 하나의 우승을 거머쥐는 기수는 한 경주에 단 한 명이다. 놓친 나머지 다수의 기수는 우승과는 멀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다시 마음을 다잡고 다음 경주에도 모든 기수는 최선을 다한다. 그렇게 4주가 지나면 상위에 올라서는 기수들이 연말 현격한 차이와는 달리 몇몇 기수들의 승수가 엇비슷해진다. 연말 최고의 자리에 오를 기수를 초반에 가리기가 쉽지 않다.
이맘때면 조교사들이나 마주들 역시 어느 기수를 기용하는가에 노심초사한다. 매년 새해 경마가 시작되는 초반 경주가 바닥 배당도 비교적 높이지는 것 역시 같은 이유에서다. 새해 좋은 기운을 받은 기수들은 곧잘 지난해보다 좋은 경주마와 만나 의외의 성적을 거두며 좋은 출발을 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기본기가 탄탄한 기수들이 치고 올라오면서 두각을 보이기 시작하는데 올해는 매년 선두에 우뚝 섰던 문세영 기수가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하니 더욱 춘추전국시대로 접어들면서 세력의 균형을 이루는 모습이 뚜렷하다.
지난해 문세영 기수가 77승을 거두며 최다승을 거두며 최고의 자리를 지켰다. 이에 딱 1승이 모자라 공동 최다승을 놓쳤던 장추열 기수가 지난해 초 1월 성적은 문세영, 유승완과 함께 6승으로 깔끔한 출발을 보여준 만큼 연말까지 부지런히 최다승을 노렸으나 딱 1승이 모자라는 아쉬움을 남겼다. 함께 좋은 출발을 보였던 유승완 기수는 연말 24승을 거둬 16위에 머물렀다. 년 초 좋은 출발을 같이 보였으나 기운이 따르지 못하거나 실수가 잦아지면 좋은 경주마를 만나지 못하게 된다. 아무리 기수가 있는 힘을 다 기울여도 막판에 이르면 격차가 난다. 하지만 초반 좋은 출발이 연말까지 이어진 기수들은 기승 기본기에서 탁월한 것은 인정해야 한다. 박태종, 문세영 특급기수들은 늘 그래왔으니까.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는 기수는 언급한 대로 지난해 딱 한 승이 모자라 공동 최다승을 놓쳤던 장추열 기수는 지난해 1월 6승으로 문세영 기수와 어깨를 나란히 했었다. 올 1월은 지난해보다 더 좋은 기운을 받아 8승으로 단독 선두에 나섰다. 지난해 아쉬움을 풀려고 최선의 모습을 보였던 것에 더해 많은 마주와 조교사의 기대가 그만큼 컸던 만큼 좋은 경주마와 호흡을 맞출 수 있었던 결과다. 뒤를 이어 씨시웡과 송재철 기수가 6승을 거두었고, 신인 우인철 기수가 급기야 고참 기수가 된 최범현 기수와 함께 5승을 거두며 기염을 토했다.
지난해 다승 순위 상위에 오르며 경쟁을 펼쳤던 기수 문세영, 유승완, 장추열, 마이아, 이용호, 정우주, 송재철, 임다빈, 이동하, 씨씨웡, 기수까지 열 명이었다. 그들 가운데 연말 상위 10위 안에 들은 기수는 문세영, 장추열, 마이아, 이동하, 임다빈, 씨씨웡 등 6명이 초반부터 연말까지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면서 좋은 경주마를 만날 수 있었다. 비해서 초반에는 반짝했으나 초심이 흐트러지거나 기운이 달려서 인지 종반까지 인정을 받지 못한 기수들이 있는가 하면 초반에는 조금 부진했으나 중반 탄력이 붙으면서 연말 상위 그룹에 가세한 기수들은 조재로, 김용근, 빅투아르, 정정희 기수를 꼽을 수 있다.
매년 단단한 각오로 새해를 시작하지만 초심을 끝까지 이어가지 못하는 선행형 기수가 있는가 하면 초반에는 부진했으나 중반부터 탄력을 붙여 연말 좋은 성적으로 마감하는 추입형 기수도 있다. 그중 기본기가 탄탄한 기수들은 전천후 기수라 불리 울 수 있다. 올해는 문세영 기수가 3월까지 부상 가료 때문에 출전하지 못한다면 장추열 기수가 지난해의 아쉬움을 풀면서 최고의 기수로 등극할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기대해본다.
더욱이 지난해 데뷔한 우인철 기수가 올 1월 24전에 출전해 5승을 거두며 4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승률 12%에 복승률 31.7%라면 기성 기수 못지않은 기본기를 보여줬다 평가된다. 물론 감량 기수 시절 모든 기수가 보다 좋은 성적을 거두긴 했으나 그로 인한 것이라고 하기에는 경주를 풀어가는 안목이 예사롭지 않은 것 만은 인정해야겠다. 될성부른 나무는 싹수에서 볼 수 있듯이 지난해 신인 5명 중 대성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더해서 조재로, 이동하 기수는 올해 예의 주시해야 할 기수다. 두 기수는 언제나 파이팅이 좋을 뿐 아니라 경주를 읽어내는 안목과 기승술을 꾸준히 보여주고 있다.
모든 기수가 초심을 잃지 말고 연말까지 줄곧 건강하게 달려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