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라인 베팅은 상한선 준수와 차명 가입이 불가능해 경마에 대한 순기능을 두드러지게 만든다. 사회 전반에 걸쳐 오랫동안 자리를 잡았던 부정적이었던 경마 인식을 미세하게 나마 바꿔줄 수 있었다. 물론 국민의 참여 확대를 가능케 해 경마 이미지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와 농림축산식품부가 경마산업의 확대를 결사적으로 막겠다는 것은 어제나 오늘이나 변하지 않고 똑같다.
한국경마는 코로나 19 여파로 인해 심각한 위기에 빠진 바 있었고, 경마장 출입이 제한되면서 마권 발매는커녕 경마 시행이 무의미했었던 시절을 지나고도 한참이 지나서야 겨우 온라인 경마가 재기할 수 있었다. 간신히 2년 전 2023년 12월 15일 금요일 경마부터 시작된 경마 온라인 발매 시범 운영이 작년 2024년 6월 드디어 정상 운영으로 접어들어 팬들의 절찬을 받았다. 꼼꼼하게 준비했던 터라 시행 중 별다른 사고 없이 손쉬운 베팅과 선명한 경주 실황을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었다.
다만 바둑판식 배당 판을 별 창을 열어서라도 표출될 수 있기를 바랐지만 아직도 감감무소식이다. 더해서 베팅 금액을 경주당 5만 원으로 묶어 놓은 것을 풀어야 하는 게 남아있는 숙제다. 정상 운영을 시작한 지 첫 돌이 다가오는 요즘 팬들의 손에 ‘더비온’앱 사용법은 익숙해졌고, 주말이면 무리하게 경마장을 찾지 않아도 경마를 즐길 수 있는 편리함을 맛보게 되었다. 더더구나 불법 경마사이트에 접속하지 않게 돼 그간의 불안감까지 날려 보낼 수 있었다.
며칠 전부터 ‘더비온’앱을 열면 별 창에서 10만 번째 온라인가입자를 환영한다는 마사회 광고를 본다. 5만에서 10만 두 배의 팬들이 온라인 경마를 즐길 수 있게 된 시간이 고작 1년이라니 이 추세라면 10년 후에는 100만 온라인 팬들이 경마를 즐기게 되는 것은 아닐까? 하고 마사회가 망상에 빠져들지는 않을까? 염려된다. 그들은 오랫동안 경마만 돌리면 자연스럽게 팬들이 모여들어 자동으로 경마를 굴려왔던 세월의 달콤한 맛을 잊지 못할 테니까.
벚꽃 축제 속에 각종 대상경주가 이어지며 경마하기 좋은 계절 4, 5월인데 불구하고 마사회의 매출은 줄어들고 있다. 온라인 팬들이 늘어나지만 5만 원 상한선으로 묶어 놓은 것을 풀지 못한 데도 있겠지만 과연 그들은 온라인 경마 확장을 위해서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궁굼하다.
온라인마권 발매는 시작부터 지금까지 짧은 시간이지만 5만 팬에서 10만 팬으로 늘어난 지금도 경마 당일 금요일 9시 30분이 되어서야 시작한다. 그리고 금, 토 일 경마가 끝나는 6시면 땡 하고 문을 닫는다. 일요일 부산 여섯 경주와 서울 열 한 개 경주가 있는데 불구하고 땡하고 문을 닫아 잠근다. 그리고 일요일 아침 9시 30분 지나야 문을 연다. “우리 가게는 그렇게 정확하게 문을 여닫으니 너희들은 거기에 맞춰 마권을 사거라” 식이다.
아니 온라인 가게의 강점은 무엇인가. 백화점이야 그들이 문을 열면 그제야 찾아가 물건을 구매하겠지만 쿠팡도, 옥션도, 테무도 밤새도록 문을 열고 장사를 한다. 실제로 쿠팡의 새벽 배송은 전날 밤 주문한 상품이 아침이면 문밖에 와있다. 온라인 가게의 장점은 쉬지 않고 문을 열어 구매자가 구매하고 싶은 시간에 언제든지 물건을 살 수 있는 강점이 있다. 반해서 백화점이나 시장과 대형 쇼핑몰은 그들만의 열린 시간에만 손님을 받을 수 있어서 최근 시장의 균형이 예전과 달라졌다. 대형 쇼핑몰이 온라인 가게 먹혀 갈 곳을 찾아 헤매게 되었다.
경마장을 가지 않아도 경마를 할 수 있는 온라인 경마가 있는 한국경마는 아직도 백화점 흉내를 내면서 매출이 오르기를 바란다. 봄부터 가을까지 매달 서울, 부산경마장에서 펼쳐지는 대상경주는 줄곧 이어지지만 역시 일반 상품처럼 판매하고 있다. 유투브 방송을 통해 출전마들의 해당 마주나, 조교사, 기수, 관리사까지 총동원돼 마번 추첨식까지 보여주면서 경주 마권은 당일 날 아침 9시 반이 지나서야 살 수 있으니 그 또한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관심은 좋아하는 경주마에게 베팅을 하는 것이 경마의 본질인데, 대상경주만이라도 사전 베팅을 하도록 출마표가 뜨는 날 목요일부터 판매하게 되면 더 많은 관심이 일어나지 않을까.
물론 온라인마권 구입은 경마 당일 9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예매를 통해서 구매할 수 있게 돼 있다. 왜 더 많은 시간을 팬들에게 허용하지 못하는가? 에 대한 얘기다. 할 일이 생겨 미리미리 마권을 살 수 있도록 온라인 경마 허용 시간을 확장한다면 보다 팬들은 편리해지지 않을까. 우선 대상경주만이라도 출마표가 뜨면 사전 예매가 가능하도록 문을 여는 방안을 검토하기 바란다.
SK 유심 해킹 사건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한데 온라인 구매 시간 확장은 해킹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발을 빼지 마시고 10만 온라인 고객 운운보다 더 먼 날 더 많은 고객을 위해 연구해보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