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철 기수에 대해선 늘 고마운 마음이다. 어떤 말이든 군말 없이 열심히 최선을 다해 타준다. 어떤 말이든 예상보다 좋은 성적을 낸다. 송재철 기수에 대해 불만하는 사람 못 봤다. 크게 기대하지도 않지만, 기승술이 아쉽다고 할만 한 경주도 없다.
그런 송재철 기수가 토요일 4경주 우승예상마를 탔다. 5번마 천지지대, 단승 1.5배, 연승 1.1배.
성실한 송재철 기수라면 무조건 데리고 들어온다. 의심하는 사람이 바보다. 그런 송재철 기수가 우승은 커녕 5착으로 들어왔다. 그런데 조용하다. 아무도 뭐라 하지 않는다. 나는 의심했다. 4 코너까진 눈치채지 못했다. 직선주로에서 자세가 이상하다.
'송재철 기수가 왜 저러지? 엉덩이가 뒤에 있고, 전혀 추진을 못해. 무슨 일이지?'
왜 그랬을까? 정말 궁금했다.
집에 오자마자 심판리포트를 확인했다.
"결승선 직선주로에서 ⑤“천지지대”가 안으로 기대며 주행해 송재철 기수의 추진에 어려움이 있었음. 결승선 직선주로에서 동 말이 안으로 기대는 등 주행이 좋지 못했던 것에 대해, 관리조교사 곽영효에게 조교를 통해 개선토록 「주의」 처분."
송재철 기수는 실망시키지 않았다. 감동이다. 능력있는 말이니 다른 기수처럼 남에게 피해 주든 말든 밀었다면 무조건 우승이다. 송재철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우승보다 동료기수의 안전을 먼저 생각했고, 우승보다 다른 말과 기수, 조교사와 마주가 입을 피해를 먼저 생각했다!
다른 말을 밟고 이기려고, 다른 기수를 누르고 이기려고 악다구니하는 경마장에서 송재철 기수는 모범이 될 만한 경주를 보여줬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경주 과정이다. 출발부터 5번 천지지대는 밖으로 기대며 다른 말을 밀치고 있다. 기수는 추진보다는 직선으로 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른 기수들은 추진자세지만 송재철은 엉덩이와 체중이 뒤에 있다. 추진보다 말을 직선으로 보내는 동작이다.

말이 계속 바깥으로 나간다. 외곽으로 크게 돌고 기수가 제대로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에는 말이 안으로 심하게 기댄다. 기수의 엉덩이가 완전히 뒤로 갔고, 추진보다는 제어에 집중하고 있다. 내측의 11번마를 방해하지 않기 위해 안간힘 쓰고 있다. 이 자세로 결승선까지 들어왔다. 우승은 물건너 갔다.
거듭 말하지만 다른 기수라면 남이야 어찌되던 추진했다.
송재철 기수의 착하고 여린 마음, 올곧은 심성이 그대로 드러난 경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