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있는 책이 있다.
728쪽짜리 책이다.
읽는 데만 2주, 나흘 째 정리하고 있는데 절반 정도 했다.
정리하다 지루해서 잡은 책이다.
7월1일부로 은퇴한 하재흥 조교사가 자신의 35년 조교사 생활을 정리한 글이다.
잠시 목차나 보자고 시작했다. 두 시간만에 다 읽었다. 무겁지 않다.

일전에 '경마의 기록-한의학과 양의학'이라는 포스트에서
스포츠분야는 서양의학 발전모형처럼, 새로운 지식이 끊임없이 공개되고 그 지식을 기반으로 더 나은 지식이 개발된다고 했다. 경마에서는 새로운 조교나 사양방법으로 성공하면, 절대 지켜야할 비법이 되고 누가 알게될까봐 숨기고 감춘다. 조교사를 그만 두고도 비밀은 간직한다고 썼다. 은퇴한 조교사의 지식을 모을 수 있다면, 한국 경마가 재빨리 선진화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이 책을 준비하고 있는 걸 모르고 쓴 포스트다. 하재흥 조교사가 자신이 직접 실험해서 알아낸 비법을 모두 공개했다. 경주마 고르는 법, 말 먹이 주는법, 훈련법을 모두 공개했다.
이런 노력이 계속되면 한국경마는 더 발전하고 말은 더 행복해진다.
90년대 두 조교사가 자살한 부정 경마파동을 많이 슬퍼한다.
마주구성의 하향평준화와 집행부의 무능, 마사회의 전횡과 무사안일, 조교사 기수 때려잡기에 대한 비판도 적었다. 현명관의 위니월드에 대한 아쉬움도 토로했다. 일상 언어와 달리, 지나치게 완곡한 표현으로 경마장 내부사정을 모르는 사람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특히, 마주협회는 하 조교사의 고언을 새겨들어야 하는데, 현 집행부의 행태나 구성을 봐서는 '쇠귀에 경 읽기'지 싶다.
비매품이라 구하기 어렵다.
알아서 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