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터키 더비가 있었다. 남의 나라 경주 관심 없다. 가타부타할 여유도 없다.
올해 경주는 새겨야 할 게 있다.
1위로 통과한 말이 주행방해로 강착됐다.
미국 강착 제도와 기준이 우리와 다르다.
미국은 피해받은 기수나 조교사가 "Objection(이의신청)"했을 때 심판위원회가 열리고 이의신청이 타당한지 심사한다. 우리는?
심판 무서워서 기수, 조교사 아무도 이의신청하지 못한다.
마주는 이의신청할 수 있지만, 의미 없다.
우선 마주는 자기 말이 피해 받았는지, 말았는지, 경마시행규정의 내용도 모른다.
둘째, 신청해봐야 심판실이 100% 뭉갠다. 마주가 이의 신청하면 심판실 권위가 높아지는데도 쪼잔한 심판위원은 자신의 전문성을 의심한다고 생각한다.
셋째, 이의신청하고 떠들면 찌찔한 심판위원은 앙심 품고, 다음에 보복한다는 두려움 갖는다.
미국은 강착 기준도 다르다. 우리는 방해받은 말의 기수가 낙마해서 실격처리되지 않으면, 좀처럼, 좀처럼, 강착하는 법이 없다. 경주 공정성과 정의 때문이 아니고, 낙마로 실격처리된 말에 베팅한 경마꾼의 불만무마 의도가 강하다.
미국은 어떻게 할까?

화살표 표시한 말이 3코너에서 내측으로 들어오면서 뒤따라 오던 말의 진로가 막혔다. 이걸 두고 뒤따라 오던 말의 기수가 이의신청했다. 중요한 건 말과 말의 접촉이 전혀 없었다는 점이다.

앞 사진, 동일한 말이 4코너 끝부분에서 이번엔 바깥쪽으로 나와서 또 다른 말의 진로를 막는다. 물론 말과 말의 접촉은 없었다.

같은 말이 직선주로 입구에서 내측으로 들어가며 또다른 말을 압박한다 말과 말이 접촉했다. 하지만 낙마는 없었다.
나는 그동안 말과 말의 접촉이 없어도 피해받는 말이 있다는 걸 누누이 이야기 했다.
상식이다.
우리 심판은 절대 인정하지 않는다.
미국은, 그것도 세계 최고의 경주에서 접촉이 없어도 피해 받았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선진국에서는 기수, 조교사, 마주가 이의신청하고 기자가 꼼꼼하게 심판판결을 따진다.
아무도 감시하지 않는 권력을 가진 한국마사회 심판실.
그러니 반성할 이유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