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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와 도박, Out of the Cloud

이번 주 코리아컵 경주가 있다. 한일갈등으로 매번 우승하던 일본 말이 빠졌다. 어느 때보다 돌콩의 우승가능성이 높다. 지난 두바이월드컵 출전 후 한국에서 돌콩같은 말이 다시 나오긴 힘들다고 했다. 수십 또는 수백만불 가치의 말을 미국 말전문가 모두 알아보지 못하고, 3만5천불에 한국으로 팔리는 행운이 또 생길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기 때문이라 했다. 이 말 취소한다. 앞으로도  운만 있으면 언제든 두바이월드컵 우승마가 나올 수도 있다. 내 생각을 바꾼 기회가 있었다. 최근 발간된 전기 두권 읽었기 때문이다.

 

 


'먼지구름을 뚫고'라 번역할 수 있는 전기 Out of the Cloud는 최고 조교사라 평가하는 허쉬 제이콥스(Hirsh Jacobs)의 생애와 그를 유명하게 한 스티미(Stymie) 이야기다. 또 다른 전기는 1978년 치열한 삼관왕 경쟁을 벌인 어펌드(Affirmed)와 알리다(Alyda)의 이야기를 다룬 '왕권을 향한 두 라이벌(Dual for the Crown)'이라 번역할 수 있는 책이다. 알리다는 당시 세계 최고의 생산목장이자 마주인 쿨모어팜이 태어나자 마자 바로 대형 스타임을 직감했다. 기대에 부응하여 지금도 알려진 명마로 성장했다.

나머지 두 마리는 다르다. 스티미는 당시 가장 능력없는 말이 경주하는 1,500달러 클레이밍 경주에서 뛴 말이었다. 제이콥스는 이 말을 1,500 달러에 클레이밍으로 샀다. 사람들은 스티미를 '국민 경주마(People's Horse)로 부르며 사랑했고, 미국에서 최고상금 수득한 경주마가 되었다. 신기한 것은 이 말을 사고나서 제이콥스는 1,500달러 클레이밍 경주에 내보냈다는 사실이다. 연이어 일곱번이나 클레이밍 경주에 내보냈다. 클레이밍 경주는 언제든 말이 팔릴 수 있는 경주다. 세계 최고의 조교사가 그랬다.

어펌드는 제이콥스 딸이 소유한 말이다. 딸은 어릴 때부터 아버지가 인정하는 말 감별사였다. 딸이 선택한 말은 즉시 대상경주감으로 인정받았다. 그녀도 어펌드를 봤지만, 알아보지 못했다. 심지어는 대상경주 나갈 말을 선별해 보내고, 고만고만한 말을 따로 훈련시켰는데 어펌드는 고만고만한 말로 분류됐다. 첫 훈련을 마친 새벽 관리사가 전화로 '세계 최고의 말'이라고 고함쳤을 때도 믿지 않았다. 심지어 데뷔 후 연이어 3승 거두었을 때도 어펌드의 능력을 의심했다. 나아가 어펌드의 모마 원터텔유(Won't Tell You)를 그해 팔아버렸다. 어펌드는 알리다를 물리치고 78년 삼관왕에 올랐다.

다시 확인한다.

'두 살짜리 말이 향후 어떤 성적을 거둘지는, 아무도 모른다.'

해마다 3만 마리 말이 미국경매장에 상장되고, 날고 기는 생산자와 마주, 조교사가 현미경 들이대고 더비 우승마를 찾지만, 그들을 비웃는 명마가 똥말 가격으로 팔리고 있다.

전기 '아웃 오브더 클라우드'는 1900년대초 미국 최고 조교사로 추앙받는 허쉬 제이콥스 전기다. 아버지는 유럽에서 온 유대인 이민자였고, 바로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공장 노동자로 일했다. 당시 뉴욕 아이들은 수천년 동안 이어온 비둘기 경주에 몰입했다. 제이콥스도 비둘기 경주에 심취했고 능력을 보였다. 이 과정에서 찰리 페레로라는 전설적인 비둘기 경주 대가를 만났고 그는 제이콥스를 경마장으로 안내했다. 당시 하급노동자 아이들은 초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공장에서 일해야 했다. 제이콥스는 경마장에서 관리사로 일하다 능력을 인정한 마주들이 말을 맡기면서 조교사로 활동한다. 최하급 클레이밍 조교사다.

미국 조교사는 귀족 조교사라 부르는 쿨모어나 클레이본 같은 목장을 가진 갑부가 운영하는 마방을 책임지고 운영하며 좋은 말만 골라 얼라우런스 경주, 메이든 경주, 스테이크경주, 핸디캡 경주에 나가는 조교사가 있었고, 매일 말이 바뀌는 최하급 말을 관리하는 클레이밍경주 조교사가 있었다. 클레이밍 경주는 누구든 경주 15분 전에 어떤 말이든 클레이밍할 수 있고, 경주가 끝나면 자신이 갖는 미국 고유의 경주방식이다. 경주 상금은 전 소유주가 가진다. 당시 가장 낮은 등급 클레이밍경주가 1,000달러 경주였다. 클레이밍 경주 마주는 잠재력있는 경주마를 클레이밍해서 조교사에게 맡기고, 말이 경주에 나가 상금을 벌거나, 더 높은 등급의 클레이밍 경주에서 클레이밍되게 해서 차액을 벌었다. 조교사도 마찬가지다. 마주를 위해 말을 클레이밍하기도 하고, 자신의 소유로 클레이밍하기도 했다. 자신이 훈련시켜 상금을 벌면 일정비율로 받고, 부수입으로 배팅해서 벌기도 했다. 한마디로 남들이 못 보는 이유로 부진한 말을 사고, 이 말을 고쳐서 성적을 내거나 높은 등급 클레이밍에 내보내 누군가 클레이밍하게 해서 소득을 얻는 직업이다.

제이콥스는 특별했다. 마방개업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최다승 조교사에 올랐다. 9년 연속 다승왕, 최다상금 수득 조교사였다. 한해에 177승을 거둔 적도 있었고, 1,000달러 짜리 말을 사서 엄청난 성적을 올려 스테익스 경주에 출전하게 한 경우도 있었다. 워낙 뛰어난 성적을 보였기에 많은 사람의 의심을 받았다. 가정 먼저 경마시행체가 조사에 들어갔다. 뒤이어 심판실에서도 불법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성적을 내는지 조사했다. 마주들의 모임인 자키클럽도 별도로 조사에 들어갔다. 이들은 조사관을 관리사로 위장시켜 제이콥스의 마방에 취업시켰다. 심지어 연방수사국(FBI)에서도 1년간 비밀리에 조사했다. 이 모든 조사에서도 비리나 부정한 방법을 찾지 못했다. 물론 나중에 알려진 사실이다. 최고의 조교사라 해서 비법은 없었다는 이야기다.

제이콥스는 어느날 클레이밍 경주에서 운명적인 말, 스티미를 만난다. 당대 최고의 조교사, 삼관마 경주 우승마 어설트를 관리하던 조교사가 이 말을 훈련시키다 가망없는 말이라 판단하고 두살 때 버린 말이다. 경주만 하면 꼴찌를 맡아했다. 먼저 젊은 조교사가 와서 500달러에 팔겠냐고 제안했다. 조교사는 빨리 가져가라고 말했다. 잔금 치르려고 집에 간 젊은 조교사는 입대통보서를 발견한다. 입대통보서를 보여주며 선금 돌려달라는 바람에 파는데 실패했다. 다음주 1,500달러 클레이밍 경주 예시장에서 엄마와 함께 온 어린 소녀가 '저 말 갖고 싶다'고 혼잣말 했다. 마침 곁에 있던 조교사가 '원하면 저 말 가질 수 있어. 너 얼마 가지고 있니?'라 말했다. '200달러 있어요'라 말하는 소녀에게 '경주 끝나면 200 달러에 가져가'라 말했다. 바로 그 경주에서 제이콥스가 1,500달러에 이 말을 클레이밍했다.

제이콥스가 관리를 맡자마자 스티미는 성적을 내기 시작했다. 몇번의 클레이밍 경주에서 우승했다. 제이콥스는 그동안의 경주에서 기수가 지나치게 말을 통제했는데, 스티미는 자기가 원하는대로 두었을 때 성적이 좋다는 것을 확인했다. 점차 얼라우언스 경주와 스테익스경주에 출전했고 세살이 되면서 3관왕 경주 출전의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스티미가 3세 때 세계대전이 발발했고, 켄터키더비, 프리크닉스 스테익스, 벨몬트스테익스 경주는 열리지 않았다. 관리사들마저 전쟁에 참여했고, 말을훈련시킬 관리사가 없어 승마하던 여성을 태웠는데 부드러운 고삐에 스티미가 날라다니는 것을 발견했다. 전쟁 후 재개된 경마에서 스티미의 능력은 더욱 놀라웠다. 똥말에서 출발해서 대상경주에서 귀족말을 모두 이기면서 최고상금 경주마가 되자 미국은 열광했다. 사람들은 스티미를 '국민경주마'라 불렀다. 특히 스티미를 버렸던 조교사가 관리하는 삼관마 어썰트와의 최고상금 타이틀 경쟁은 치열했다.

7살이 되면서 스티미는 노화현상을 보였고 줄어들지 않는 부담중량에 부상위험이 증가했다. 경주성적도 하락했다. 언제까지 경주할지는 말이 결정한다는 제이콥스의 철학에 따라 성대한 은퇴식을 치루며 은퇴했다. 21살 되는 어느 아침, 스티미는 심장마비로 죽었는데 제이콥스는 자신의 가슴에 숨쉬는 스티미를 기억하겠다며 임종을 지켜보지 않았다. 스티미로 인해 제이콥스는 가장 존경받는 조교사, 최다승 조교사가 되었을 뿐 아니라 백만장자가 되어 경주마 생산에 입문했다. 평생 3,500승을 거두었고 딸을 통해 삼관마 어펌드가 탄생했다. 이런 줄거리다.

 

 


재미있고 유익한 책이다. 번역본이 나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지만, 경마책 읽을 한국인이 얼마나 될까 생각하며 곧바로 희망을 접었다.

배울 게 많은 책이다. 몇 가지만 정리한다.

최고 조교사도 비법은 없었다. 평생 날마다 한 마리 한 마리 마방마다 들어가서 점검했다. 혹 아픈 말을 발견하면 그날은 마방에서 밤 새우는 날이었다. 말은 호들갑스럽게 보살피고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언제든 부서지는 존재로 생각했다.

말을 주변의 친구나 친척과 같이 생각했다. 사람마다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이 다르다. 말도 그렇다. 용감한 사람도 있고 비겁한 사람도 있다. 말도 그렇다. 점잖은 사람도 있고 비열한 사람도 있다. 말도 그렇다. 적극적인 사람도 있고 고집불통인 사람도 있다. 말도 그렇다고 생각했다.

그는 지나치게 훈련하는 것보다는 부족한 훈련이 낫다고 생각했다.

그는 말이 언제 달리고 싶어하는지 아는게 중요하다고 했다. 무엇을 보고 아는지 물으니 '말이 말을 하게 하면 된다. 말이 좋아 보일 때 실제로 말은 기분이 좋다. 말이 좋다고 느낄 때 잘 달린다'고 말했다. 그걸 어떻게 아느냐고 물으니 '하루쯤 날 잡아서 말에게 직접 물어보라'고 답했다.

당시 모든 조교사가 그랬고, 지금도 대부분 조교사가 알고도 하지 않지만, 제이콥스는 한 마리 한 마리 말의 특성에 맞추어 개별적으로 훈련했다. 그리고 주로 상태가 나쁘면 주저하지 않고 출전 취소했다.

당시엔 모든 조교사가 배팅으로 부수입을 올렸지만, 제이콥스는 경마를 하지 않았다. 말을 선택하고 경주해서 상금받는 것이 도박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도박을 극도로 싫어했다. “담배는 아무리 피워도 본인이 죽을 때까지 밖에 못 피운다. 술을 아무리 마셔봐야 위장 뚫어질 때까지 마신다. 도박은 한도가 없다. 자신이 가진 것을 모두 날리면, 가지지 않은 것도 날린다. 가정도 날리고, 주변의 모든 것을 잃게 한다.”고 말했다. 마주들의 말 빼먹자는 제안에 꼼짝도 하지 않았다.마주가 “말을 빼면 어떠냐?”고 제안하자 화를 내며 "배팅 보다는 말을 우승하게 하겠다”고 대답했다.

더불어 알게 된 사실도 있다.

미국도 2차 세계대전까지는 북메이커를 통해 경마가 이루어졌다. 2차세계 대전이 생기면서 정부가 경마를 중단하자, 경마를 통해 정부의 전쟁자금을 지원한다며 현재의 패리뮤츄얼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시스템으로 수익금을 걷어 정부에 제공한다고 약속하며 경마를 재개했다.

스티미도 컨디션의 등락 사이클을 겪었다. 말의 컨디션이 떨어지자 최고 조교사도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말의 컨디션이 올라올 때까지 하릴 없이 인내하며 기다렸다.

나이 들면 말은 투지를 잃는다. 경주에서 의욕을 보이지 않는다. 스티미가 이 상태에 이르자, 제이콥스는 은퇴를 결정했다. 제이콥스도 어찌해 볼 도리가 없었다.

가장 인상적인 사실은 따로 있었다. 이 책 쓰는데 참고한 풍부한 자료다. 참고한 책만 47권이다. 매거진, 정기간행물, 신문기사는 수천 편에 이른다. 미국의 경마자료는 이렇게 풍부하다. 이 풍부한 자료를 바탕으로 작가들이 말의 전기, 조교사의 전기, 기수 전기를 쓴다. 경마를 스포츠로 여기기에 가능한 일이다.

도박은 기록이 없다. 책도, 자료도, 정기간행물도 없다. 경마를 도박으로만 접근하는 우리나라에서 책도 없고, 자료도 없는 이유다. 그러니 경주마와 경마관계자의 전기가 나올 수 없다.


2019.09.03 10055:08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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