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엊그제처럼 2023년의 새해가 떠올랐는데 어느새 겨울, 봄, 여름이 다갔다. 가을이다. 10월이 시작된다. 올 추석 명절은 장장 6일간 가장 긴 연휴가 개천절날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곧 12월이 올 테고, 2023년은 사라진다. 한 해가 이리 빨리 우리 곁을 지나가다니! 세월이 유수와 같다는 비유가 새롭게 다가온다. 한국경마의 새로운 도약은 개인 마주제로의 전환이라 하겠다. 처음으로 400명의 마주가 탄생되었고 한국마사회가 소유하던 경주마가 개인 소유의 경주마로 이전 등록되었다.
과천에 88올림픽을 위해서 승마경기장이 지어지면서 함께 준비해온 개인마주제가 서울경마장이 과천으로 이전되면서 드디어 한국경마는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30년이 훌쩍 지난간걸 되돌아보면 1년쯤이야 이제는 순간처럼 느껴진다. 한국경마의 과천시대가 열린 이후 경마일은 토, 일에서 줄곧 이틀 경마가 펼쳐지다가 2004년 부산경마장의 설립으로 금, 토, 일 경마로 하루 더해져 지금까지 이어졌다. 행여 주로의 불량이나 기타 등등 이유로 경주의 불성립으로 경마가 중지되어도 보충경주를 다음 주나 그 다음주 경마일마다 경주수를 늘려 펼치면서 그해 계획했던 경주를 마쳐왔다.
시행체와 주변 단체들은 한 결 같이 경마를 국민의 레져스포츠라고 부르짖으면서도 금, 토, 일 외 휴일에 경마가펼쳐지는 것을 금기시했다. 설날연휴나, 추석연휴 등 명절 연휴가 있으면 아예 한국경마는 휴장에 들어간다. 시행체나 관계자들도 설날을 추석을 쉬어야하니 팬들도 그러려니 하면서 이해해 왔지만 진정으로 경마를 도박에서 건전한 레져스포츠의 자리에 올려놓으려면 국민의 쉬는 날 경마를 펼쳤어야 했다. 그래야 경마를 즐길 테니까 말이다. 세상에 어떤 헌신이 없이 쉽게 이뤄지는 것은 없다. 아마 휴일경마가 있었다면 지금처럼 한국경마가 국민의 외면을 받으며 여태 도박의 굴레를 쓰고 있지는 않았을 테다.
명절 연휴에 온 가족이 함께 경마장을 찾는 풍경을 그리는 것이 한국경마의 마지막 꿈이 아닐까. '90년대 절정기에 올랐던 한국경마가 매출이나 입장고객의 숫자에서 퇴행을 한지 오래되었다. 서울경마장을 빼꼭히 매웠던 인파가 몰려 올렸던 한 경주 100억 원의 매출이 지난주 최고 매출액 경주에 50억 원을 찍었다. 그 것도 휴장 직전이라 가능했지만 대체적으로 이슈 경주가 40억 원 후반에 멈추어 선지 오래다. 물론 불법경마의 극성으로 절반은 그쪽에서 매출을 올려 줄 테니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돼놈에게 돌아간다'는 옛말의 실현을 보면서도 대책은 없었다.
물론 온라인 경마가 시행된다고 한방에 불법경마에 간 팬들이 돌아온다는 보장이 없다. 불법경마가 그들의 팬들에게 서비스하는 사은을 한국경마에서 버금가게 해줄 수 있느냐가 돌아오게 할 수 있는 관건이다. 도저히 그들의 서비스를 따라가기에는 시행체가 정신적으로도 미약하게 보인다. 그들이 죽자 살자 고객을 지켜간다면 한국경마의 안일한 대처로는 어림도 없겠다. 작은 것 하나씩이라도 바꿔가야한다. 팬들에게 지금이라도 경마장의 입장세를 시행체가 대납해줘 입장 고객 수부터 늘여 가야 한다. 주차료 역시 무료로 해 편리를 도모해 준다면 멀어져 간 팬들이 하나 둘씩 불법 경마에서 떨어져 나오지 않을까. 소탐대실의 정책을 빨리 버려야 한다.
뼈를 깎는 아픔을 딛고 다시 일어나지 못하면 지금까지 떠나지 않고 한국경마의 진정한 팬들만 남아 한국경마는 함께 늙어가겠다. 다행히 이번 한글날 연휴에 월요일인데도 불구하고 경마를 시행하겠다고 선포했다. 환영한다. 다만 시행 공지에 진심이 담기지 않았다. “10월 1주 연휴(10.7~9) 기간 국민 여가 및 레저 활동 제공 및 경마 이벤트화를 위한 한글날(10.9) 이벤트 경마를 아래와 같이 시행할 예정입니다. 고객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절반은 맞고 절반은 핑계 같다. 파행으로 경주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무리하게 하루에 몇 경주씩 얹혀 보충경주를 하던 것을 이번 한글날 휴일경마를 펼친다.
이유는 그게 다다. 그나마 여태 해오던 보충경주 시행 방식을 바꾼 것만으로도 한국경마의 새로운 시각이라 칭찬해줘야겠다. 경마 이벤트 좋다. 이벤트를 하려면 휴일 경마 시행하면서 팬들에게는 무엇을 줄 것인가를 깊이 생각했길 바란다. 우선 한글날 휴일에 펼치는 10개 서울경마에 경주 이름을 지었다. 노력한 흔적을 보여주는 대목이지만 팬들의 피부에 가 닿을까다. 이름을 걸고 펼치는 경주가 늘어날수록 경주의 뜻이 깊어지고 팬들은 오래도록 기억할 수 있다.
총 열 개 경주 중
1023/10/09(월) 10경주 2등급 1800 '제577돌 한글날' 기념 핸디캡 14
2023/10/09(월) 9경주 국4등급 1700 '세종대왕' 기념 핸디캡 14
2023/10/09(월) 8경주 혼3등급 1200 '훈민정음' 기념 핸디캡 15
2023/10/09(월) 7경주 혼4등급 1200 '가갸날' 기념 핸디캡 20
2023/10/09(월) 6경주 국5등급 1200 '나랏말ㅆㆍ미' 기념 핸디캡 11
2023/10/09(월) 5경주 국5등급 1400 '하늘연달 아흐레' 기념 핸디캡 9
위와 같이 5경주부터 경주명이 한글날 휴일답게 이름을 걸고 기념경주를 펼치게 된다. 경마창출자들의 호응도 커서 출전 마릿수가 많아 박진감이 넘치는 경주를 이번 한글날에 세종대왕을 기리며 뜻 깊게 보낼 수 있겠다. 다시 한 번 더 환영한다.
오랜만에 새롭게 시도 시행하는 휴일경마에 많은 팬들이 시행체의 진심이 받아들여 질수록 사은 프로그램을 만들어 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