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장 온라인 베팅 금액을 올리고, 지점을 포함해 전 경마장 입장료 없애라!
지난 토요일 서울경마장에 벚꽃을 보려고 몰려든 인파는 대단했다. 경마장역 지하철 입구를 나와 정문까지 터널로 된 통로가 사람들로 가득 했다. 특산물 판매소들이 우측으로 이어져 있었지만 물건을 구매하자는 인파는 아니었고, 그렇다고 경마를 보자고 몰려든 인파가 아니고 단지 벚꽃, 활짝 핀 벚꽃을 보자고 몰려든 사람들이었다. 오랜만에 경마보다 벚꽃이 좋아 서울경마장은 성황을 이루었다. 하루 100억 원의 매출이 올랐던 30여 년 전 서울경마장은 매일 그랬다. 매일이 경마를 보려고 온 인파로 축제였다. 특히 야간경마가 펼쳐지는 여름밤이면 꽃보다 경마를 좋아하는 팬들이 경마축제를 즐겼다. 그때 그 경마를 연호하던 열기는 간데없고 벚꽃만을 보러와 경마는 본 척도 않는 인파로 서울경마장 봄밤은 뜨거웠다.
일요일이면 동네 교회의 신도들이 길거리에 나서서 이것저것 작은 선물을 나눠주면서 전도를 권유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오랜만에 성황을 이룬 서울경마장을 찾은 사람들에게 한국마사회는 3월 6일 토요일은 무료입장만을 내걸고 많은 인파를 벚꽃만 보고 그냥 빈손으로 돌려보냈다. 새롭게 봄밤 벚꽃 축제와 어우러져 야간경마를 계획했다면 축제에 따르는 뭔가를 준비할 수 있지 않았을까. 경마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경마장을 찾는 좋은 기회를 그냥 두고 보는 한국마사회는 아직도 경마를 돌리기만 하면 영원할 줄 알고 있을까. 그것이 궁금하다.
전국의 수많은 백화점이 최고급으로 만든 매장에 화려하게 전시한 물건들을 팔려고 안간힘을 쓴다. 그들은 고객들에게 입장료를 받지 않을 뿐 아니라 고객들이 타고 온 차량의 주차도 무료로 제공한다. 비싼 도심의 땅에 세워진 백화점인들 엄청난 경비를 스스로 감당하려는데는 물건을 사려는 고객의 편의를 위해서이고 백화점의 손님을 오랫동안 모시려는 장삿속이다. 간단한 논리다. 서울경마장을 찾는 경마팬들은 경마 상품을 팔아주는 고객들이다. 물론 서울경마장 입장료 일부는 나라에서 부과하는 세금이다. 뚝섬시절부터 과천시대로 옮겨 올 때까지는 서울경마장에도 백화점처럼 입장료도 없었고, 주차장에 주차비도 징수하지 않았다. 그랬던 것을 어떤 괴물 같은 마사회장이 오더니 주로 내 공원을 팬들에 빼앗아가고, 더해서 입장료에 주차비까지, 그때부터 제 손톱 밑에 가시는 아픈 줄만 알고 내장이 썩는 줄을 모르는 장삿속을 드러낸 장사가 시작되었다. 그때부터 팬들은 하나둘씩 서울경마장을 떠나갔다.
한국마사회 한 주간 매출이 봄밤 새롭게 시작된 야간경마에도 지난 3월 5주 차보다 45억 원이 또 떨어졌다. 내가 애 터질 일은 아니다. 팬들도 애 터질 일이 아니다. 한국마사회 직원들이 애 터질 일인데 그들은 모두 한결같이 그들의 직장이 영원할 줄 알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번 봄밤 야간경마를 펼치면서 벚꽃 구경을 다녀간 사람들에게 경마가 얼마나 재미있는 것 인가를 알리는 손에 놓지 못할 작은 선물을 준비했다면 아마도 100에 한 사람은 기회가 되면 서울경마장을 경마를 보려고 다시 찾지 않았을까. 입장료에 부과되는 세금을 한국마사회가 부담하면서 입장료를 없앤다면 내리막길을 달려 내려가는 한국경마를 잠시는 붙잡아 둘 수 있지 않을까.
곧 6월부터는 온라인 경마가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이미 2 만여 명이 온라인 경마 시범 운영에 참여해 익숙해져 간다. 굳이 서울경마장을 찾아가지 않아도 경마를 즐길 수 있게 되면 매출액은 그만큼 자동으로 급감하게 된다. 이를 막아서려면 온라인 베팅 한 회 금액을 5만 원으로 감액한 것부터 풀어야 한다. 더해서 가끔은 경마장을 찾는 팬들을 위해 지점을 포함해 전 경마장의 입장료를 무료화해야 한다. 최근 한국마사회 매출이 한주도 거르지 않고 소폭으로 내려간다. 이를 모두 외면한다면 한국경마는 위기가 올 수 있다. 헌국경마의 매출이 올라가기는 힘들어도 내려가는 것은 잠깐이다. 일본경마를 예시하지 않을 수 없겠다. 일본의 지방경마장이 과천으로 서울경마장을 옮길 90년대 초만 해도 더러브렛 경마를 펼치는 일본 지방경마장이 25개였다. 그랬던 것이 30년이 흐른 지금 16개 경마장이 남았다. 그동안 9개의 경마장이 사라졌다. 경마장시설은 그대로 있어도 경마를 시행하지 않고 타 경마장 장외발매소로 사용되는 사뽀로와 쥬꾜경마장까지 치면 11개 경마장이 사라졌다 해도 무방하겠다. 더더구나 같은 지역에서 번갈아 가며 계절별로 경마를 펼치는 히메지와 소노다와 모리오카와 마즈사와 경마장을 포함하면 실제로 경마가 시행되는 경마장은 14개로 봐도 되겠다. 잠깐 사이에 경마장은 사라진다.
지방경마장은 축소돼 사라지지만 중앙경마장 10개는 아직 많은 팬의 사랑을 받으며 전혀 위축되지 않고 일본의 경마 산업을 굳건히 끌고 나간다. 일본 중앙경마가 굳건하게 시행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한마디로 상품이 고급이다. 경주 거리의 다양성에도 찾을 수 있지만 베팅 방식도 다양하다. 경주로도 잔디주로와 모래주로의 나뉘어 각기 다른 맛의 경주를 보여주며 나가 장애물경주까지 간간이 펼쳐 흥미를 고조시킨다. 빠져 들만한 상품으로 고객을 매혹 시킨다. 매 경주 상금도 높아 참여하는 경마창출자들이 온 힘을 쏟는 동기가 된다. 비해 일본의 지방경마가 사라지는 데는 한국경마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겨우 명맥을 이어가는 난칸 4개 경마장은 그나마 한국경마보다는 수준이 높으며 중앙경마를 따라가려고 죽을 듯이 애쓰고 있다.
잠깐이다. 경마장이 사라지는 것이 잠깐인 것은 요즘처럼 매주 매출액이 감소한다면 생돈으로 경마를 펼칠 수 없기에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 아득한 먼 것 같지만 적자를 보면서 굳이 도박으로 치부되는 한국경마에 국가가 국고를 보조하면서까지 경마를 시행하려고는 하지 않을 테니 깊이 생각해야 한다. 어떤 국민도 그런 생각에는 동조하지 않을 것이니 한국마사회는 손톱 밑에 가시를 빼려고 안간힘을 쓰지 말고 대국적으로 경마의 내일을 생각해야 한다. 한시바삐 경마장 입장료를 없애고, 주차비를 없애고, 온라인 경마 베팅 금액을 5만 원에서 10만 원으로 상향 조정하는데 정부의 해당 부서와 해결을 봐야 한다. 지금 한국경마는 위기로 다가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