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주를 끝으로 처음 시작된 봄철 벚꽃축제 야간경마가 막을 내렸다. 올가을 야간경마를 약속하면서 무사히 끝났다. 어제부터 주간경마로 돌아섰는데 한 달간 펼쳐진 탓인지 전환하는데 몸태질은 일어나지 않는다. 야간경마에 대한 애틋함이 예전 같지 않아서인가 보다. 지나면 그리워진다? 도 다 옛말인가. 아득히 먼 곳 뚝섬에서 이곳 과천으로 서울경마장을 옮긴지도 어느새 35년의 세월이 흘렀다. 한국경마의 영욕을 모두 뚝섬에 두고 떠나와 과천에서 번성을 누렸으나 다시 꽃을 피우려면 혁신이 필요한 때가 온 것 같다.
지난 몇 년 간 단거리경주로 일관했던 것을 차츰 개선해가고 있어 다행스럽다. 내일 일요일 제7경주에 단거리 최 난 거리 1400M에 제35회 뚝섬배 대상경주가 펼쳐진다. 뚝섬의 추억을 두고 온지 엊그제 같은데, 그 시절부터 경마를 사랑해 오늘까지 경마를 버리지 못한 채 함께해 온 청년이었던 올드팬들이 모두 백발을 흩날린다. 2000년대 잠깐 한국경마의 전성기를 거치며 세대교체를 이뤘으나 그 후 전혀 새로운 팬들이 유입되지 않아 경마 시작 전 카메라가 비춰주는 놀라운지의 젊은이들을 제외하곤 각 지점을 비롯해 서울, 부산경마장의 객석은 온통 머리가 희끗희끗한 올드팬들만이 자리를 채우고 있다.
뚝섬배는 대체적으로 암말경주로 치러진 횟수가 많아 퀸의 탄생에 큰 기여를 해왔다. 2002년부터 2011년까지 10년간 암말 한정을 풀으며 수말들의 득세로 킹의 탄생이 이어졌었다. 2012년 다시 암말 한정경주로 지정하면서 줄곧 퀸의 탄생이 이어지면서 국산마 양산의 질적 기여에 크게 이바지하게 된다. 아무리 비싼 종모마를 보유해도 암말들이 시원치 않으면 우수한 경주마를 만들어 내지 못하는 것은 우수한 품종의 씨앗을 비옥하지 못한 밭에 뿌리는 것과 같다. 한국마사회는 전성기를 누리면서 꾸준히 경주마 생산농가에 우수한 씨수말을 무료 수급해 오늘 날 국산마 시대가 열렸다.
모든 경주마는 경주를 달리면서 마생이 바뀐다. 달리는 동안 어떤 말은 변마로, 어떤 말은 명마로 등극하면서 갈린다. 경마장을 나가는 동안 바닥 군을 벗어나지 못하는 경주마가 있는가하면 데뷔전부터 각광을 받으며 승승장구하며 명마로 활약하는 경주마가 있다. 경주마로의 생이 탄탄해지려면 좋은 주인을 만나야하지만 사양관리에 탁월한 조교사도 함께 만나야 한다. 한국경마의 조교사는 만 63세면 정년퇴직을 시킨다. 개인사업자지만 한국마사회법에 따라 강퇴를 시켜 임대했던 마방을 회수한다. 부산 명문 마방 19조 김영관 조교사는 한국경마에 기여도를 높이 평가해 상으로 2년간 정년을 연장해줬다.
아주 잘했다. 개인 사업자인 조교사를 강퇴시키는 데는 이유가 있다. 기수 출신 관리사 출신 후배 조교사 후보들이 줄을 서서 턱을 빼고 마방이 비기를 기다리고 있다. 때문에 능력이 있다고 하 세월 그들의 자진 퇴역을 기다리면 세대교체가 일어나지 못한다. 다행히 김영관 조교사에게 특혜를 줬고, 댓가로 한국경마는 우수한 퀸 한 마리를 선물로 받았다. ‘즐거운여정(한 암 4세 18전/10/3/3)’이다. 2022년 4월 30일 부산경마장에 입사해 내일 제35회 뚝섬배를 출전한다. 만약 ‘즐거운여정’이 김영관 조교사를 만나지 못했다면 퀸으로의 탄생이 있었을까. 아마도 급성장을 했을 수는 있었겠으나 명마로의 등극을 장담할 수는 없겠다.
작년 대통령배에서 연도 대표마 한국위 명마 ‘위너스맨’과 싸우면서 전혀 부끄럼을 타지 않앗던 12즐거운여정이 진정한 퀸을 가리는 뚝섬배에 출전 한 것은 팬들에게는 좋은 볼거리다. 명마의 경주는 모든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올림픽 대표팀이 금요일 새벽 인도네시아와의 격돌에서 연장전까지 2;2무승부로 끝나 결국 킥커 열 두 명의 승부차기를 보는 것처럼 보는 이들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김영관 조교사는 부산경마장 개장 이래 총 17마리의 대표마중 12마리를 탄생시켰다. 그가 그냥 하다 보니 그랬다. 라고 설명하기에는 어렵다. 그는 분명히 한국경마에 뚜렷히 발자취를 남긴 조교사다. 시대의 명마“대견‘을 탄생시킨 멋쟁이 카우보이모자의 최혜식 조교사처럼,
한국경마의 역사를 새롭게 쓴 분들은 분야마다, 곳곳에서 흔적을 뚜렷이 남긴다. 내일 서울경마장 제7경주에서 우리는 ‘즐거운여정’의 멋진 우승을 관람할 수 있겠다.직전 동아일보배 대상경주에서처럼 천적 ‘8라온더스퍼트(이혁)“ 앞세우고 무리만 하지 않고 따라 붙는다면 지난 3월 동아일보배 우승에 이어 2024년 다시 연승가도를 달릴 수 있겠다. 막판 무섭게 추격을 해 볼 7마이티룩(문세영)과 같은 마방의 3강서자이언트(유현명)이 선전할 적수들이다. 이변을 내줄 복병은 최근 부쩍 기량의 향상을 보여주는 조재로 기수가 6코스모를 쥐어짜면 3 착 까지는 밀어 붙일 수 있겠다.
올림픽국가대표팀 11명까지의 킼커가 인도네시아 전에서 실수없이 승부차기를 성공하듯이 12즐거운여정은 즐겁게 남은 여정을 우승으로 달려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