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토요일 서울경마장 제9경주에 ‘벌교의스타’의 고삐를 잡은 문세영 기수는 대망의 2000승을 올렸다. 경마장의 징크스로 알려진 아홉수는커녕 경마관계자들이 축하를 준비할 틈도 주지 않고 예측불허로 2,000승을 거두었다. 한국경마 사상 단 한 번이었던 국민기수 박태종 기수의 2,000승 기록에 황태자 문세영 기수가 나란히 등록하는 경사를 일궈냈다. 2001년에 20기로 데뷔한 문세영 기수는 이미 2008년 박태종 기수의 아성에 도전 성공했고, 올해로 24년째 경주로를 달려왔다. 그간 48번의 대상경주 우승이라면 한 해 평균 두 번 이상의 대상경주에서 우승했고, 총 아홉 해나 최우수 기수로 등극했다. 박태종 기수에게 리딩자키 바통을 이어받으며 쉬지 않고 달려온 모습에 모든 팬이 그의 2,000승에 환호와 더불어 축하를 보냈다. 현재 그의 아성에 도전할 기수들이 도처에서 칼을 갈고 있지만 아직은 넘기 어려운 큰 산임을 증명해준다.
그는 현재 명실상부 대한민국 최고의 기수로 우뚝 섰다. 2014년 8월 그는 1000승 도전에 성공했다. 아무나 올릴 수 있는 승수가 아니다. 한국경마에 단 한 사람 박태종 기수가 쌓았던 금자탑에 문세영 기수가 도전하여 성공했던 것이다. 박태종 기수가 데뷔 13년 만에 700승 고지에 깃발을 꽂았다면, 문세영 기수는 그보다 일 년을 앞당겨 12년 만에 700승을 거머쥐어 대성할 가능성을 보였다. 박태종 기수가 18년 만에 올린 쾌거 1000승 돌파를, 문세영 기수는 데뷔 13년 만인 2014년 8월 ‘천하미인’과 함께 쾌속 질주로 결승선 상까지 앞섰던 경주마들의 덜미를 잡으며 역전승으로 1000승을 올렸었다.
“그는 시원한 선행 작전을 끝까지 이어 결승선 상 덜미를 잡히지 않았고, 선두권을 물고 가는 선입 작전을 펼칠 때는 결승선 상에서 먹이를 낚아채는 독수리의 비상을 보였다. 물론 결점을 굳이 찾자면 후미에서 따라붙다 막판 결승선 상의 멋진 추입력은 선행, 선입 말몰이에 비하면 좀 딸린다. 멋진 추입에 정평이 난 박태종 기수를 따를 수 없지만 1,000승의 순간처럼 역습의 기술도 배가시키고 있다. 모범적인 가정생활을 통해 부단히 노력하기 때문에 가능했다.” 당시 나의 평가였다.
그 후 5년 뒤 2019년 문세영 기수는 또다시 1500승 도전에 성공한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간다는 것은 외롭고, 또한 수많은 고난을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 박찬호 선수가 최초로 걸어간 특출한 야구선수의 길을 따라 많은 한국의 후배 야구선수들이 따라갔겠지만, 류현진 선수만큼 따르는 선수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한국경마에서도 지난 2019년 3월 24일 일요일 박태종 기수의 뒤를 이어 문세영 기수가 1500승을 거두는 놀라운 기록에 달성했다. 박태종 기수가 최초로 쌓아 올린 1000승의 금자탑부터 그의 발자국을 밟으며 문세영 기수가 나란히 금자탑 두 개를 같이 쌓아 올렸다. 당시 박태종 기수는 2070승을 올리면서 누구도 가지 않은 길의 가시덤불을 비집으면서 저만치 앞서가고 있었다면 문세영 기수가 그의 뒤를 쉬지 않고 따르고 있었다. 뒤따른다고 마냥 쉬운 길만은 아니겠지만 성실하게 그의 뒤를 쉬지 않고 달려온 문세영 기수가 드디어 지난주 해냈다. 2000승 도전까지 성공했다.
지난 3월 29일 토요일 문세영 기수는 1, 4, 7, 8, 9경주 기승한 후 일요일 부산경마장에서 펼쳐지는 제6회 루나Stakes 대상경주 출전 차 내려갔다. 토요일 네 마리의 경주마를 몰고 경주로에 나섰던 문세영 기수는 통산 1,996승을 올려 관심이 높은 팬들은 늦어도 다음 주쯤엔 2,000승을 올릴 것을 기대했었다. 1경주에 우승, 4경주에 10위, 7, 8경주에 연이어 하루 3승을 이어갔다. 3연승까지 기대할 수 있을까? 반신반의했었다. 웬걸 9경주에서 박태종 기수만이 유일하게 갔던 2,000승의 세계로 그는 웃으며 진입했다. 하루 80%의 승률을 거두며 4승의 마지막에 2,000승에 도달했다! 축하한다.
문세영 기수는 “사실 오늘 1승만 해도 좋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운 좋게 승수를 쌓아 2,000승까지 맞이해 기쁘다, 사실 조금 무덤덤한 것도 같다. 예전에 1,500승을 기다릴 때는 긴장도 많이 하고 ‘왜 안 되지, 왜 안 되지,’ 자책도 많이 했었는데 2,000승을 앞두고는 예전만큼 부담되지는 않았다.” 담담히 소감을 전하며 기수로서의 목표를 묻는 것에는 ”솔직히 없다. 박태종 선배님의 기록을 꼭 깨고, (조교사로) 전직해야 한다, 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지금은 오늘 하루 최선을 다하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다. 경마팬분들의 응원과 질책 모두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좋은 모습 보여드릴 테니 더더욱 많이 찾아주셨으면 좋겠다“ 2000승 달성 인터뷰를 마친다.
그는 올해 초반 다승에서 장추열 기수에게 밀렸었지만 4월이 오기 전에 다시 빼앗으면서 아직은 추격자들의 추격을 불허할 생각이 없음을 당당하게 밝혔다. 그의 인터뷰를 통해 더 단단해진 모습을 본다. 그는 하루 또 하루 매일 진심을 담은 말몰이에 모든 팬이 환호하며 응원해주길 바라며 쉬지 않고 달리고 또 달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