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전부터 예상이 어지러웠다. 전광판 쳐다볼 때마다 인기마가 바뀌었다.
7번마 마이티탭, 5번마 나라올라, 2번마 월드블레임, 4번마 사하라몬드가 돌아가며 인기를 끌었다. 모두 이유가 있었다. 5번마 나라올라는 체중이 20Kg 빠졌다. 머뭇거릴 이유가 된다. 1번마 이스트반은 2군에서 강급한 말인데 선행주로에서 선행갈 수 있는 최적조건이다.
정말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상할 수 없는 경주다. 예측이 엇갈리니 고배당이 나오기도 힘든 경주다.

예상대로 1번마 이스트반이 선행으로 나섰다. 가벼운 주로에, 선행주로에서 선행으로 나가면 끝까지 버틸 수도 있다. 나는 이 가능성에 돈을 걸었다.

9번마 엔딩파이어가 외곽으로 치고 올라온다. 선행으로 가겠다는 전략인가 보다. 무려 1억 7천만원짜리 말이다. 맘 먹고 이번 경주 이기겠다는 결심이다. 뒤따라 8번마 메이킹 스토리도 따라온다.

9번마 엔딩스토리가 선행으로 나섰다. 이러면 1번마 이스트반은 경주능력부진 처분이다. 바로 걸음이 죽는다.

9번 엔딩파이어를 따라 올라오던 8번마 메이킹스토리가 끈다. 급하게 기수가 제어하며 싸운다. 이로 인해 9번마 엔딩파이어도 의도치 않은 힘을 썼다. 엔딩파이어의 성적도 여기서 끝났다.

최적 위치에서 힘 안배하며 온 4번마 사하라몬드와 5번마 나라올라가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다. 이들을 주목해야 한다.

5번마 나라올라가 치고 올라온다. 거리차를 크게 벌렸다. 우승 확정이다.

1번마 이스트반을 제외한 나머지 말이 한꺼번에 들어온다. 2위, 3위, 4위,5위가 코차, 목차다.
사진판정해야 할 정도로 긴박했다. 탄성이 끊이질 않는다.

장거리 경주에서는 이런 기막힌 장면, 드라마틱한 장면이 나온다.
투표한 말이 이겨도, 또는 져도 재미있는 경주 본 걸로 본전 찾았다.
모두에게 불만 없는 경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