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관경주의 계절이다. 이미 지난주부터 삼관경주가 시작이 되었다.
삼관경주를 하는 이유는 뭘까? 대외적으로 알려진 의미중 하나가 "우수 종마의 조기발굴"이 아닐까 생각한다.
정말 그럴까?
그 삼관경주중에서도 가장 상금도 많고 유일한 G1경주인 더비우승마는 영광(?)스런 주인공이 된다.
외국 같으면 몸값이 엄청나게 뛸것이고 은퇴후 자마들이 태어나 성적이 어떠냐에 따라 교배료가 달라지긴하지만 씨수말 초반엔 엄청난 기회를 받고 돈도 많이 벌어준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다르다. 먼저 몇몇 더비 우승마들의 은퇴후 씨수말이 되고 난후의 기회를 얼마나 받는지 보자.
정말 우수종마의 조기발굴이라는 명제가 잘 이행되고 있는지...

세이브더월드는 첫해는 제법 많이(?) 기회를 받았는데 그 이후 줄어 한자리수로 내려왔다. 그러나 그정도면 많은 기회를 받는거다. 파이널보스는 더 적은 기회를 받고 있으며 엑톤블레이드나 영천에이스는 최근 3년간 기회자체가 없었다.
그나마 파워블레이드와 지금이순간은 상대적으로 많은 기회를 받았다.
파워블레이드의 경우 실질적으로 첫해는 2020년인데 70두가 넘는 암말과 교배를 했다. 뭔가 변화의 조짐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했고 몇년간 꾸준하게 기회를 받아 자리를 잡나싶었는데 지난해엔 많이 줄엇다. 일시적인 감소라고 생각하고 싶다.

지금이순간은 영천에이스, 파이널보스등이 가는길을 가는가 싶었지만 2023년부터 반등에 성공했다. 아마도 자마인 심장의고동이 영향을 주었을것으로 생각하는데 20두까지 늘어난건 정말 다행스러운일이다.
더비 우승마출신이 이정도의 기회만 받고 있다. 여기서 소개안된 다른 더비 우승마도 있을테지만 찾아보지 않았다. 어차피 거기서 거기다.
더비 우승마가 아니더라도 은퇴후 씨수말이 된 우리나라 경주마출신 씨수말은 많다. 예전보다는 확실히 은퇴후 씨수말로 기회를 주는게 늘긴했다.
그러나 씨수말이 되는 숫자는 늘어도 각 개체들이 교배기회를 잡는것까지 늘어난건 아니다. 어쩌면 우리나라 경주마출신 씨수말들간의 작은 시장안에서 나눠먹기를 하는셈이니 개체별로는 기회가 더 줄어들수도 있다.
왜 기회를 못받는것일까?
먼저 왜 이 포스트를 쓰려는 마음을 먹게 된건지부터...ㅋ

이런 내용의 댓글이 달렸다.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와같거나 비슷한 생각을 할것이다.
외국의 경주마들이 우리나라 경주마들보다 월등히 좋아보이는건 사실이다.
경주기록을 봐도 우리나라 경주마보다 월등하고 몸을 봐도 근육질의 정말 운동선수같은 몸을 하고 있는 경주마들 많다.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코리아컵때 외국에서 온 출전마들을 보고 겉으로 풍기는 모습에 압도당하는 경마팬들 많다. 성적은 나중문제고 꼭 몸이 좋다고 우승하는것도 아니지만...
당연히 그런 경주마들이 더 좋아보이고 은퇴후 씨수말이 되면 상대적으로 볼품없는 우리나라 경주마출신 씨수말보다는 외국에서 경주마로 뛴 후 씨수말이 된 종마가 더 끌리는건 어쩔수 없다.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보자.
내가 생산자라도 우리나라 경주마출신 씨수말보다는 외국에서 수입해온 씨수말을 선택할거다. 왜?
당연한거 아닌가. 생산자가 떼돈을 버는거 아니고 우리나라 경주마 생산목장은 대체로 힘들게 운영이 된다.
목장 운영이 되려면 생산한 경주마가 좋은값에 잘 팔려야한다. 그러면 구매자들의 성향을 고려해서 망아지를 생산해야한다. 우리나라 경주마출신 씨수말의 자마는 아무래도 외국에서 수입해온 씨수말 자마보다 싸게 팔리거나 안팔린다. 경주마가 안팔리면 목장이 어려워질수밖에 없다. 그러니 생산목장에서 우리나라 경주마출신 씨수말에게 기회를 주기가 어려운거다.
매번 우리나라 경주마출신 씨수말의 자마들이 우승할때마다 포스트를 하면서 우리나라 경주마출신 씨수말에게 기회를 줘야한다고 외치면서 위에서는 "내가 생산자라면 외국에서 수입해온 씨수말을 선택한다"라고 하는건 잘못된거 아니냐고 이야기할테지만....
돈이 아주아주아주 많아 경주마 안팔려도 아무런 상관이 없을정도라면 100% 우리나라 경주마출신 씨수말들로만 자마를 생산하는 재미있는 일을 계속 하겠지. 그런데 현실은 운영이 빡빡한 목장주라면 팔릴지 안팔릴지 아니면 팔려도 싸게 팔려 목장 운영이 어려워질수 있다면 그래도 우리나라 경주마출신 씨수말을 선택할수있을까?
생산자들은 구매자의 취향에 따라갈수밖에 없다. 왜 인기가 있고 왜 비싼 가격에 팔리는지 그걸 알아야 하고 구매자들의 수요가 높은 씨수말을 선택할수밖에 없는게 생산자다. 마냥 자기방식을 고수할수 없다.
그래서 우리나라 경주마출신 씨수말이 자리를 잡으려면 구매자들인 마주, 조교사들의 생각이 달라져야 한다.
그들의 생각이 바뀌지 않으면 우리나라 경주마출신 씨수말들의 기회는 앞으로도 크게 늘어나지 않을것이고 우리나라 경마산업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단지 경주마로 뛰면서 상금을 획득하고 그것으로 먹고사는 구조는 일부 대형스타마를 보유하기전엔 손해를 많이 볼수 있고 마주로 버티기도 어려울수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경마팬, 마주, 조교사들 그리고 생산자들까지 왜 외국의 경주마들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걸까?
예전에도 몇번 이야기했고 위에서도 살짝 이야기했는데 경주기록등 모든면에서 외국 경주마들이 좋아보인다. 그러나 그건 착시일뿐이다.
전에도 몇번 이야기한거 같은데 여러환경적인 이유로 인해 미국에서 뛰는 경주마와 우리나라 경주마들은 차이가 있어보일수밖에 없다. 그러나 후천적인 노력에 의해 획득하는 능력은 유전이 되지 않는다.
좋은 환경과 강한 훈련으로 근육질의 몸이 만들어지고 경주기록이 빠르다고해도 그렇게 후전적인 노력에 의해얻어진 능력이 유전되는건 아니다.
반대로 열악한 환경과 다소 약한 훈련(우리나라는 길게 오래써야하니까 강한 훈련을 시키기는 좀 그렇다)으로 인해 몸도 운동선수답지 않을수 있고 경주기록도 형편없다고해도 그것이 물려받은 능력의 전부는 아니다. 타고난 능력을 다 발휘하지 못한것일뿐 그것이 가진 능력의 전부는 아니다.
또 이야기하는데 중요한건 후천적인 노력으로 얻은 능력은 유전되지 않고 유전이라는건 선천적으로 타고난 것만 후대에 전해진다는 점이다.
그런면에서 우리나라 경주마도 타고난 능력은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물론 최고수준은 아니라고해도 미국의 경주마들과 큰 차이가 나는게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태어나는 국산마도 2, 3대만 올라가면 거의 대부분 유명한 씨수말들이다. 물려받은 유전적인 능력들은 큰 차이가 있기 어려운 이유다.
그럼에도 겉으로 드러난 차이로 인해 착각을 하게 되는것이고 그 착각이 우리나라 경마산업의 변화를 막고 있는 높은 벽으로 존재하고 있는것이다.
그런걸 생각도 안해보고 단순히 겉으로 드러난 차이로 평가를 하고 우리나라 경주마출신 씨수말은 "기대감, 발전성, 능력이 없다"라는 식으로 이야기한다면 정말 한심한 일이다.
시간이 지나도 생각들이 달라지지 않고 변화없이 간다면 삼관경주라는게 우리나라에서는 정말 의미가 없다.
아니 하나의 의미는 있다. "상금 많이 주는 3세마 대상경주" 그외 무슨 이유가 있을까?
"우수 종마의 조기발굴?" 교배기회도 못받는데 뭔 우수종마? 그런 쓰잘데기 없는 이유는 개나줘버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