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슈타인, 서울, 연세, 건국, 삼육....
들어봤겠다. 엄마가 애기 우유 먹이는 순서다. 10년 동안 일어나는 변화다. 경주마 사면 1 년만에 경험한다.
마방 온 다음날, 원형 마장에서 새로 온 말 타 본 마방 사람들은 어떤 우유 먹여야 하는지 대충 안다. 그걸 모르는 마주는 아인슈타인 먹일까? 서울우유 먹일까? 즐거운 고민한다.

새로 산 외산마 고동,
즐거운 고민 중이다. 혈통 보면 미스프로스펙터 계열에다 부마의 우승거리가 1250미터다. 외조부마가 동반의강자 부마인 브로컨보우다. 돌콩, 행복왕자, 캄스트롱이 외손자말이고 장거리 유형이다.
우승거리 2000미터 장거리말과 1200미터 우승거리 단거리말이 교배한다고 우승거리 1600미터 말이 나오진 않는다. 유전자는 디지털이라 부모가 가진 특성 중 하나만 갖는다. 고동은 네 가지 가능성이 있다.
스테미너 유전자, 스피드 유전자 모두 발현해서 장거리도 잘 뛰고 단거리도 잘 뛰는 말,
스테미너 유전자만 발현해서 장거리 말,
스피드 유전자만 발현해서 단거리 말,
스테미너, 스피드 유전자 모두 미발현으로 부진마.
아인슈타인 우유 먹이고 싶지만, 과학적으로 네 번째 가능성이 가장 많다. 잘 뛰는 이유는 몇 가지에 불과하지만, 부진할 이유는 헤아릴 수 없이 많기 때문이다.
체형으로 보면 목이 조금 짧다. 직접 만져보니 예민하고 움직임이 빠르다. 잘 뛰던, 못 뛰던 부마의 영향 받은 단거리 말일 가능성이 많다.
단거리 적성 말이라면?
장점이 정말 많다. 현명관의 경마혁신계획(2015년)과 마사회 경주계획부서의 뻘 짓으로 입을 은혜다.
- 우선 뛸 말인지, 부진마인지 주행심사, 데뷔 경주 보면 판명난다. 잘 뛰는 단거리 말이 늦되는 경우는 드물다. 장거리 말은 주행심사 포함해서 1년 이상 초조하게 기다려야 한다. 세이렌, 강풍마, 새파랑, 심장의고동이 그렇다. 기다린다고 된다는 보장도 없다.
- 관리비를 극적으로 줄일 수 있다. 기다릴 필요가 없다. 장거리 말은 2세 단거리 경주로 시작해서 장거리 뛸 때까지 1년 동안 매달 200만원 관리비 내야 한다. 나는 오래 데리고 있는게 목표지만, 손해는 못보겠다는 마주는 단거리말 사서, 한두 경주 뛰어보고 안 되면 재빨리 버리면 된다.
- 신마 단거리인 루키경주 2 번만 잘 뛰면 말 값뽑는다. 투자 회수가 빠르다. 국산 루키 경주는 상위등급 5등급 상금 준다. 외산마는 3등급 상금 준다.
- 단거리 말은 능력이 부족해도 돈 벌 기회가 있다. 장거리 경주는 대체로 능력대로 성적 나지만, 단거리 경주는 운이 많이 작용한다. 땅하고 나오는 순간 승패가 결정되고, 운 좋게 먼저 나오면 성적 난다.
- 상위군 올라가도 장거리 말에 비해 돈 벌 기회가 많다. 장거리 경주는 툭하면 깨진다. 단거리 경주가 깨지는 사례는 없다. 그래서 상위군도 단거리 경주가 더 많다. 현명관 이전에는 2군, 1군 경주는 모두 장거리였다. 그래서 조교사들이 말은 상위군 장거리에서 돈 번다고 생각해서 장거리 말을 먼저 찾았다. 지금은 달라졌다.
- 상위군도 장거리 경주나 단거리 경주나 상금은 똑 같다.
여러분이 마주, 조교사라면 장거리말 살까?
그래서 골라서 산 말이 장거리 적성이라 판명되면 마주는 돌아서서 실망한다.
에이 씨~, 망했네!

8월 85 경주 중 1600미터 이상 중장거리 경주는 23개, 27%다. 1800미터 이상 장거리 경주는 10개, 11%다. 하루 열 경주 중 장거리 경주는 달랑 하나. 재미없는 단거리 몰빵은 진행형이다.
켄터키 더비를 세상에서 가장 짜릿한 2분이라 부른다. 마사회는 짜릿한 1분을 꿈꾸나 보다. 마사회의 꿈은 더 큰 보상을 받았다. 짜릿한 5초 경주를 구현했다. 한국 경마의 킥백현상 때문이다. 세계에서 유일하다. 땅하고 나와서 5초면 승패가 결정나는 경주를 종일 하는 경마장이 됐다. 질리도록 재미없다는 게 유일한 문제다.짜릿한 1초인 빠징꼬가 남은 경쟁자다.
나는 이 모든 사단이 현명관의 2015년 경마혁신계획에서 나왔다고 본다. 그는 경마가 발전하려면 재미있는 경마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재미있는 경마는 박진감있는 경주고, 결승선에서 선진국처럼 말이 한꺼번에 몰려 착차가 적은 경주라고 규정했다. 그래서 재미있는 경주, 박진감 넘치는 경주를 측정하는 지표로 착차를 선택했다. 경마부서의 성과지표 중 하나다.
마사회 경마부서장과 직원의 승진과 상여금은 성과지표에 따라 결정한다. 좋은 평가 받으려면 경주당 착차를 줄여야 한다. 착차 줄이려면 경주로 개선해서 킥백 현상을 줄여야 한다. 경주마의 능력을 정확하게 판단해서 레이팅 매기고 부담중량을 정교하게 부여해야 한다. 고생스럽고, 결과가 불확실한 노력이다.
경마부서는 스티브 잡스가 울고갈 창의적인 방법을 찾아냈다.
착차 큰 장거리 경주는 줄이고, 착차가 적은 단거리 경주를 늘리는 방법이다. 42.195 Km 마라톤의 착차가 클까? 100미터 육상경기의 착차가 클까? 착차를 단계적으로 줄이겠다 했으니 해마다 조금씩 단거리 경주 비중만 늘려가면 성과지표 달성은 누워서 숨쉬기 보다 쉽다. 대박!
그렇게 십 년이 흐르다보니 이젠 더 줄일 장거리 경주가 없어졌다. 하루에 달랑 하나! 성과지표 향상 기회가 없어졌다.
경마팬들은 경마가 재미없다고 아우성이다.
마주, 조교사는 단거리 적성 말 찾는데 혈안이다.
생산자는 단거리 적성 씨수말과 교배시키려고 어지럽게 뛴다.
매출은 줄고, 경마장에 사람이 없다.
현명관이 경마발전을 위해서, 재미있는 경주, 박진감 넘치는 경주하겠다고 만든 경마혁신계획이
재미없는 경주, 박진감 없는 경주, 미래가 안 보이는 경마장으로 만들어 버렸다.
아이러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