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계절이 고루 분명해 살기 좋은 우리나라가 봄, 가을은 잠깐이고 여름과 겨울이 긴 나라로 바뀌고 있다. 지난 여름은 언제 끝날지 모르게 무지하게 무덥고 길더니, 그 또한 끝이 났다. 경마하기 좋은 계절 가을이 왔나 싶었다. 잠깐 가을 하늘이 높았다. 그새 오늘 아침은 강원도의 수은주가 영하로 내려가고 서울도 0도로 내려갔다. 겨울이 왔다. 초 겨울 바람은 왜 그리 차가운지, 올겨울은 얼마나 혹독하게 춥고 길지 걱정이다. 올여름이 무덥고 길게 이어졌던 탓인지 출전을 준비했던 경주마가 출발 직전 ‘마체 이상’이란 이유로 출전 제외되는 경주가 빈번했다.
경주 출발 직전 발견된 “마체 이상”으로 출전을 취소하는 것은 공정 경마를 실현하는데 더할 수 없이 바람직 한 일이다. “마체 이상”이 있는 경주마가 달리면 당연히 정상의 기량을 발휘하지 못해 좋은 성적을 낼 수 없을 테니까 공정한 경주를 펼칠 수 없다. 거기까지 경마팬은 환영한다. 외국에도 이 같은 사례는 왕왕 있다. 경주마도 갑자기 병이 날 수 있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상이 발생한 경주마를 제외하고 경주가 출발하면 되는데 부득불, 매번, 번번이 출발 시각을 지연하면서 취소 마권을 환불하는 척하면서 재 구매를 독려한다. 이게 문제다.
마감된 총 매출 금액에서 당해 경주마가 인기마일 때는 금액이 많이 빠지지만 비인기마일 때는 매출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 대개는 인기마 보다는 비인기마의 제외가 많다. 그런데 불구하고 부득불, 매번, 번번이 출발 시각을 지연하면서 마권 재 판매를 하면서 경마팬을 짜증스럽게 만든다. 지연한 시간을 통해 얼마간이라도 매출을 올리자는 속셈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경마팬 입장에서는 재 판매 없이 바로 출발하는 것을 바란다. 왜냐면 출발 직전의 긴장감이 무너져 내릴 뿐 아니라 구매 전에 충분히 숙고해서 구매한 마권이었다면 재 구매에 대한 결정 시간으로는 5분은 너무 부족하기 때문이다. 짧은 시간 황급히 이중 구매를 요구하는 것은 옳지 않다. 각자의 베팅 성향마저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재 구매가 없이 경주가 출발한다면 어차피 경주가 끝나고 나서 제외된 경주마의 환불을 받아 다음 경주를 준비할 수 있어서 팬들은 좋다. 굳이 그 것에 까지 빨대를 5분 더 대고 쪽쪽 빨아야 하는지, 늘 불만을 토로하는 팬들의 소리를 한국마사회는 귀 기울여 들어야 한다. 근본적으로 이 문제는 해결돼야 한다.
금, 토, 일 경마 출마표를 경주 3일 전 목요일에 올린다. 각 마방은 연간 계획과 월간 계획과 주간 계획에 따라 출사표를 쓴다. 경주마는 그에 맞춰 사양과 훈련을 하며 출전 준비를 한다. 경주마는 최상의 컨디션일 때 출전한다. 질병 여부는 물론이거니와 새벽 훈련 중 부상까지 꼼꼼히 살핀 후 출전 시간 임박해 마방을 떠나 사전 약물 검사를 받고, 예시장 대기 마사에 당도한다. 예시장 팬들 앞에서 출전 전 전의를 보이며 건강한 보폭을 보인다. 이때까지도 드러나지 않은 경주마의 “마체 이상”을 출발 게이트 진입 전에 발견하는 우리나라 수의사의 예리한(?)눈!!에는 경의를 표한다. 그때까지 조교사나 관리사는 경주마의 이상 여부에 낌새도 눈치 채지 못했다면 의무에 대한 소홀함을 드러낸 것 아닌가,
경주마 사전 출전취소는 경주의 훼손이다. 이에 대한 책임은 조교사에게 1차 적으로 있다. 전체적이고 총괄적인 책임은 시행체인 한국마사회에 있다. 그에 대한 적정한 벌칙을 마사회는 사전에 준비해 매끄러운 경주를 팬들께 선사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경주 전까지 조교사도 눈치 못 챈 경주마의 “마체 이상”을 순간적으로 판별하는 수의사만 보유하고 있다고 발뺌할 수는 없겠다. 경주를 훼손하여 경주 진행에 차질을 가져오는 마방에 대한 벌칙이 보다 강화된다면 한국경마에 이런 삼류 경마는 사라질 수 있지 않을까, 부득불 경주 직전 경주마 제외 사태가 벌어진다 해도 앞으로는 경주 발주 시간을 지연해 마권을 더 파는 졸속한 운영을 이제는 그만두기를 바란다.
국제적으로 파트,투 경마 국가로 격을 올린 만큼 그에 따르는 일류 경마를 시행해야 하는 한국마사회는 더 멀리, 더 높이 바라보면서 경마를 운영하기 바란다. 이제 2024년 한해도 머지않아 마감하는데 많은 경마팬이 한국경마를 보다 사랑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를 심각하게 고민할 때라 생각한다. 당장 먹기는 곶감이 좋다 지만 좀 더 한국경마 내일을 위해 무엇이 중요한가,를!! 깊이 생각하며 작은 것 하나라도 팬들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것들은 개선, 실천하기를 한국경마에 간곡히 부탁한다.